아티클 · 명화 속 구절

골리앗의 얼굴은 화가의 얼굴이다. 다윗도 마찬가지다. 한 화면 안의 두 자화상.

어린 다윗이 잘린 머리를 머리카락으로 쥐고 있다. 두 얼굴 모두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이다. '다윗의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' 는 구절과 나란히 읽어본다.

1 Samuel 17:50-51

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에 작은 그림 한 점이 걸려 있다. 어린 목동이 거인의 잘린 머리를 머리카락으로 쥐고 있다. 어린 목동은 다윗. 거인은 골리앗. 그리고 골리앗의 얼굴은 — 몇 세기 전부터 미술사가들이 알아본 바 — 화가 자신, 카라바조의 얼굴이다. 최근의 다수 학자들은 어린 다윗 역시 카라바조라고 본다 — 1606년 그가 저지른 살인 이전, 자신이 기억하는 자기 자신.

화가의 두 얼굴

한 그림에 두 개의 자화상. 어린 자신이 늙은 자신의 머리를 들고 있다. 자기가 한때 무엇이었는지에 맞서게 된 화가.

산 얼굴의 슬픔

이 그림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다윗이 승리에 차 있지 않다는 점이다. 그는 슬퍼 보인다.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고, 고개는 기울어져 있으며, 이마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. 머리카락을 쥔 손은 거의 조심스럽다 — 무게가 그를 괴롭히는 듯하다. 칼은 낮게 쥐어져 있고 방향은 비껴 있다. 승리의 치켜올림이 아니다. 나팔이 없고, 군중이 없다. 소년과 그가 한 일뿐. 그 뒤로 가라앉은 어둠.

카라바조는 이 그림을 생의 마지막 몇 해, 아마도 1609–1610년 무렵, 로마에서 사람을 죽이고 도피 중이던 시기에 그렸다. 그는 스키피오네 보르게세 추기경의 후원을 통해 사면을 받으려 하고 있었다. 이 그림은 그 호소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. 화가가 자신의 머리를 스스로 심판에 바치는 그림. 아직 무고했던 자기 자신의 손에 들린 그 머리.

구절이 말하는 것

사무엘상 17:50-51

"다윗이 이같이 물매와 돌로 블레셋 사람을 이기고 그를 쳐죽였으나 자기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 다윗이 달려가서 블레셋 사람을 밟고 그의 칼을 그 칼집에서 빼내어 그 칼로 그를 죽이고 그의 머리를 베니"

죽임이 두 번 말해진다. 50절: 다윗은 돌로 골리앗을 죽인다. 51절: 그는 골리앗의 칼로 그 머리를 벤다. 자기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. 히브리 서술자는 독자가 이 점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. 소년에게는 거인의 무기에 맞설 자기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. 그가 결국 손에 쥐게 된 칼은 — 거인의 것이다.

카라바조는 이 구절을 알고 있었다. 그의 다윗이 쥔 칼은, 히브리어 본문의 고집에 따르면, 자기 것이 아니다. 골리앗의 칼 — 다시 말해, 화가 자신의 칼이다. 다윗은 자기가 가져오지 않은 것을 쥐고 있다.

그 40초

구절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어 보라 — 반 줄만: "자기 손에는 칼이 없었더라." 약 40초. 그 시간 동안 그림이 알고 있는 것을 느낀다. 자신의 괴물에 맞서 거두는 어떤 승리도 뒤늦게 온다는 것, 예상보다 비싸다는 것, 그리고 빌린 무기로 이루어진다는 것.

칼은 골리앗의 것. 손은 다윗의 것. 두 얼굴은 모두, 같은 화가의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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